– 1980~90년대 수학여행·단체관광의 필수템을 돌아보다
1. 이름 새긴 목걸이: 나무 이름표의 유행
(키워드: 나무이름표, 목걸이기념품, 수학여행추억)
1980~90년대 수학여행이나 단체관광을 떠났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 ‘나무로 만든 이름표 목걸이’를 사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홍송, 느티나무, 참나무 등 단단한 재질의 나무판에
화려하진 않지만 정겨운 글씨체로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때로는 하트, 별, 돋보기 같은 작은 장식도 함께 달 수 있었다.
이름표 목걸이는 단순한 기념품 그 이상이었다.
친구들끼리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걸고 다니거나,
좋아하는 친구에게 몰래 선물하기도 했던 그 시절의 문화.
대부분 관광지 입구나 기념품 상점 앞에 ‘이름 새겨드립니다’
라고 쓰인 작은 간이 목공소가 있었고, 즉석에서 새겨주는 실연은
아이들에겐 하나의 관람거리이기도 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 이름표 하나에 여행의 들뜬 감정과 우정, 설렘이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물건 이상의 상징적 가치가 있었다.
2. 돌로 만든 열쇠고리와 도자기 마그넷
(키워드: 돌열쇠고리, 도자기기념품, 관광지판매템)
당시 관광지 기념품점에서는 플라스틱보다 ‘무게감 있는 소재’를 선호했다.
특히 돌로 만든 열쇠고리는 제주도, 설악산, 지리산 등 산악/자연 관광지에서 유독 많이 판매되었는데,
작은 자연석 위에 여행 날짜와 이름, 관광지 명칭이 각인되어 있어,
당시 기준으론 꽤 고급스럽고 무게감 있는 기념품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도자기로 만든 마그넷이나 소형 접시도 인기였다.
주로 도자기 체험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 여주, 전북 부안 등지에서
‘○○초등학교 수학여행 기념’ 문구를 넣어 단체 주문 제작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기념품은 대부분 책상 서랍 속, 혹은 냉장고 위에 오랫동안 붙어 있거나 보관되는 특징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 꺼내 보면 유년의 추억이 떠오르는 작은 타임캡슐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3. 수공예품의 정수: 우드카빙과 천연 악세사리
(키워드: 수공예기념품, 우드카빙, 천연소재관광상품)
상업화되기 전의 관광지에서는 기계로 대량생산한 물건보다 수작업 느낌이 강한 기념품들이 더 많았다.
그중 하나가 우드카빙(wood carving) 기법을 활용한 나무 장식품.
작은 부엉이, 곰, 돌고래 등의 동물을 정밀하게 깎은 미니 조각상이거나,
또는 펜, 스푼, 머리핀 등 실용성과 장식성을 겸비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또한 나무 외에도 조개껍질, 옥, 호박, 자개, 천연석을 이용한 목걸이, 팔찌 등도 인기가 있었다.
특히 제주도에서 판매된 제주옥 목걸이, 경주에서 흔히 보이던 천연석 팔찌는
단체 관광객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인기 아이템이었다.
이러한 수공예품들은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닌,
지역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으로서의 의미도 크며,
지금 돌아보면 당시 작고 투박한 정성이 얼마나 따뜻한 가치였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4. 엽서와 필름카메라로 남긴 여행의 흔적
(키워드: 여행엽서, 필름카메라, 기념사진문화)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만,
1980~90년대에는 엽서와 필름카메라가 주요한 기념수단이었다.
관광지의 일러스트 엽서는 한 장 300~500원 선에서 판매되었고,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께 손편지를 쓰거나, 친구에게 엽서를 선물하곤 했다.
또한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이라, 관광지 입구에서 즉석사진을 찍어주는 아저씨들이 있었다.
그들이 찍은 사진은 수학여행 기간이 끝날 무렵, 버스 안에서 인화된 상태로 판매되기도 했고,
때로는 단체 사진을 대형 액자로 만들어 학교에 걸기도 했다.
물리적인 매체에 남긴 사진과 글이,
당시엔 더 오래 남고 진중한 기록 방식으로 여겨졌던 시기였다.
5. 기념품의 변천사: 개성보다 실용으로
(키워드: 기념품변천사, 현대여행문화, 추억과실용의경계)
오늘날의 여행 기념품은 많이 달라졌다.
지역 특산품보다는 브랜드화된 굿즈, 실용성 중심의 상품이 중심이 되고,
예전처럼 ‘이름 새기기’, ‘수공예 소품’보다는 간결한 로고와 디자인 상품이 선호된다.
물론 이는 소비자의 변화와 함께, 가성비·휴대성·디지털화 등
현대인의 여행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옛날의 여행 기념품은 개개인의 감성에 닿아 있는 물건이었다.
누군가가 직접 깎아 만든 나무 목걸이, 손으로 고른 돌 열쇠고리,
한 줄 편지가 적힌 엽서는 그 자체로 작고 따뜻한 감정의 기록이었다.
그 시절의 기념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때 그 감정과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작은 타임머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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