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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32

수학여행의 변천사: 교련복부터 수학여행 장기자랑까지 1. 교련복과 단체기합: 70~80년대 수학여행의 시작1970~80년대의 수학여행은 그 자체로 학교의 확장된 교련훈련처럼 느껴졌다. 여행은 학생들에게 즐거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질서와 규율의 시험장이기도 했다. 수학여행 첫날 아침, 교문 앞에 모여 교련복을 입고 줄을 맞춰 서 있는 모습은 당시 학교 문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교련복은 땀 배출도 안 되는 두꺼운 면소재였지만, 군인처럼 단정하게 입어야 했다. 교사들은 명찰 정렬, 소지품 점검, 옷차림 검사를 하며 군기를 잡았고, 버스에 오르기 전엔 "인원 점검!" "두 줄 정렬!"이 반복되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당시엔 수학여행 중 규율 위반 시 벌점이나 기합이 주어졌고, 일정 중간에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도 드물지 않았다. 이처럼 과거의 수학여.. 2025. 7. 8.
1980~90년대 단체 관광버스 여행의 추억 1. 관광버스 출발의 설렘: 노란 봉고와 확성기 안내방송1980~90년대의 단체 관광버스 여행은 ‘여행’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설렘을 넘어, 일종의 사회적 이벤트로 여겨졌다. 당시에는 패키지여행이라는 개념도 생소했고, 대부분의 여행이 회사, 교회, 마을 단위로 이루어지는 단체관광 중심이었다. 아침 일찍 모이는 정류장, 정해진 복장을 갖추고 차에 오르기 전까지의 풍경이 여행의 시작이었다. 특히 익숙한 것은 관광버스 앞에 붙은 노란색 혹은 붉은색 깃발, 안내자의 확성기 방송이었다. "다 모이셨어요? 3조 이팀장님 어디 가셨어요?"라는 말이 반복되고, 버스 번호 확인에 분주했던 사람들. 당시의 관광버스 출발 풍경은 혼돈 속 질서를 보여주는 독특한 문화였다. 요즘처럼 모바일 메신저가 없던 시절, 서로 이름표를 .. 2025. 7. 8.